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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커머스, IT까지 뛰어드는 시장?

Created
2025/09/1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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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플랫폼
패션 리커머스(Re-commerce), 즉 중고 재판매 시장이 열풍입니다. 최근 무신사가 ‘편리하고 안전한’ 패션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공식 런칭하면서, 쇼핑 경험을 더욱 확장했어요. 무신사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는데요. 지난 7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자원 순환형 리커머스 모델 도입을 발표하며, 고객의 중고 의류를 수거해 포인트로 보상해 주는 서비스를 런칭했답니다. 무신사와 롯데·현대백화점 모두 ‘순환 소비’, ‘지속 가능한 소비’를 강조하며 앞으로도 리커머스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는데요. 중고 거래와 리커머스 시장,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무신사의 중고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가 지난 8월 런칭되었다. (출처: 무신사)
지난 8월 현대백화점이 런칭한 중고 의류 보상 서비스 ‘바이백 서비스’. (출처: 현대백화점)

불경기와 리커머스의 상관관계

리커머스 시장 붐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 변화와 윤리적 소비에 대한 책임감이 확대된 데 있기도 하지만, 경기 불황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의류 판매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중고 거래 플랫폼의 수익성은 계속 개선되고 있죠. 실제로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평균소비성향 자료에 따르면, 39세 이하의 소비지출 중 ‘의류·신발’ 항목이 전년 동기 대비 -11.5%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번개장터와 당근마켓 등의 중고 거래 플랫폼은 이러한 흐름과는 다르게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중고 거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데요. 당근마켓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76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으며, 번개장터 또한 서비스 런칭 이후 최다 거래 건수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Z세대를 타겟팅한 중고 패션 플랫폼 후르츠패밀리 또한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거래액 83% 증가를 달성했다고 해요.
당근마켓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자료. (출처: 당근)

IT 기업까지 공략하는 리커머스

2020년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을 런칭한 네이버 또한 미국 중고거래 앱 포시마크(Poshmark)의 인수에 이어 스페인 현지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Wallapop)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왈라팝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며 경영권도 네이버가 가져가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다만 네이버는 순환 소비 생태계 구축보다는 글로벌 C2C(소비자간거래)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속 가능한 소비와 중고거래에 대한 수요가 높은 유럽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성장 가능성을 엿본 것으로 풀이됩니다.

날개 다는 중고 시장

중고 거래 플랫폼과 리커머스 시장을 둘러싼 열기는 점점 뜨거워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최대 주고 의류 플랫폼 스레드업(ThredUp)은 글로벌 중고 의류 시장의 규모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이에 따르면 2029년까지 이 시장의 규모가 3670억달러(한화 약 5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스레드업이 예상한 2025년의 규모인 2500억달러(한화 약 366조원)와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더불어 스레드업은 앞으로 4년간 중고 의류 시장이 글로벌 의류 시장보다 2.7배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미 작년에는 과반 이상(58%)의 소비자가 중고 의류 구매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스레드업은 이를 두고 가격, 지속 가능성, 그리고 희소성 있는 스타일이 소비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고 짚었습니다.
글로벌 중고 의류 시장 규모 전망. (출처 : 스레드업)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

리커머스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을지라도,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합니다. 특히 중고 거래가 정말로 순환 소비에 도움이 되는지, 지속 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맞는지 등 의문점이 많죠. 일각에서는 중고 의류나 상품을 구매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과소비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결국 중고 제품이 새 상품을 대체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중고 의류 또한 구매 후 폐기가 된다면 폐의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언급되고요. 더불어 중고 의류가 처음부터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며, 중고 의류가 정말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게 갈립니다.
이에 리커머스 시장이 지속 가능성을 갖추려면, 의류나 제품이 재판매되는 과정의 환경적 영향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중고 거래에도 거래 방식이 다각화되는만큼, 이에 걸맞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DIT 유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