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LENGER The Fashion Pact Nolwenn Foray
2019년 G7 정상회담에서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패션 산업이 직면한 환경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자며 행동을 촉구했다. 이는 곧 ‘패션 팩트(The Fashion Pact)’라는 이름의 이니셔티브로 이어졌고, 이후 패션 업계의 여러 CEO가 이에 화답하여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디다스, 아르마니 그룹, 버버리, 그리고 한국의 코오롱FnC까지 – 17개국 160개 이상의 글로벌 패션 기업은 다른 배경과 경영 철학에도 ‘지속 가능성’이라는 공동의 언어로 뭉친다. 각자의 힘만으로는 메우기 어려웠던 지속 가능성의 공백(white space)를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며 채워 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기 다른 기업의 목소리를 조율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이가 있다. 바로 놀웬 포레이(Nolwenn Foray) 패션팩트 서큘래리티(Circularity) 프로젝트 매니저다. 그가 다년간 쌓은 경험을 통해, 경쟁보단 ‘연대’를 택하는 글로벌 패션 업계의 흐름과 업계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들여다보았다.
At the 2019 G7 Summit, French President Emmanuel Macron called for concrete action to address the environmental challenges facing the fashion industry. This proposal soon took shape as an initiative called ‘The Fashion Pact’, and many CEOs across the fashion industry responded, marking the beginning of a new journey.
Today, brands like Adidas, the Armani Group, Burberry, and Korea’s Kolon FnC — over 160 global fashion companies from 17 countries — are coming together, united by a common language of sustainability, despite their different backgrounds and business philosophies. Together, they are identifying and addressing the “white spaces” — the sustainability gaps too difficult for any single company to tackle alone — through shared effort and action. At the center of this collaboration is We spoke with Nolwenn Foray, Circularity Project Manager at The Fashion Pact, who works to coordinate these diverse voices and build a common foundation for progress. Through her insights and experience, we take a closer look at how the global fashion industry is shifting away from competition and toward a future shaped by solidarity.
Q ‘패션 팩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글로벌 네트워크로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Q Can you briefly explain the work of ‘The Fashion Pact’ and the key challenges it aims to address as a network?
A ‘패션 팩트’는 럭셔리부터 SPA, 스포츠웨어 브랜드, 리테일, 공급업체까지 전 세계 패션과 섬유 업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CEO 주도의 이니셔티브예요. 다른 패션 업계 리더가 한자리에 모여, 자연과 공존하는 넷제로(Net Zero) 미래를 앞당기기 위한 공통된 목표 아래 함께하고 있죠.
저희는 업계 전반의 역량을 함께 끌어올리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저영향 생산과 소재, 생물다양성이라는 네 가지 핵심 분야에서 도전적인 공동 실천을 통해 업계의 기준을 한층 더 높여가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The Fashion Pact is a global, CEO-led initiative that brings together companies from across the fashion and textile industry — including luxury, high street, premium, sportswear brands, retailers, and suppliers — united around shared objectives to accelerate progress toward a nature-positive, net-zero future.
Our work is centered on both raising the floor through capacity building and raising the ceiling through ambitious joint actions across four key areas: renewable energy, lower-impact production, lower-impact materials, and biodiversity.
*넷 제로(Net Zero)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인간 활동에 의해 더 증가되지 않도록,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만들어 순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출처 : 2050탄소중립 녹생성장위원회)
(출처 : The Fashion Pact)
Q ‘패션 팩트’는 왜 패션 산업을 넷제로로 이끌기 위해 ‘연대’나 ‘공동의 실천’을 그렇게 중요하게 보고 있는 걸까요?
Why does ‘The Fashion Pact’ emphasize and value ‘unity’ and ‘collective’ action in driving the fashion industry toward a net-zero future?
A ‘연대’와 ‘공동의 실천’을 강조하는 이유는, 환경 문제는 어느 한 조직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패션 산업 자체가 워낙 분절된 구조다 보니, 생태계 전체가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각 기업의 실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핵심 부서가 중심이 되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쏟고 있어요. 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 주체들의 참여와 전문가 인사이트 기반의 장기적 협업이 필수적인데, ‘패션 팩트’는 이러한 공동의 실천이 실제 운영 단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죠.
The Fashion Pact emphasizes unity and collective action because environmental challenges demand a systemic approach—no single entity can solve them alone. Born from the recognition that the fashion industry is highly fragmented, ‘The Fashion Pact’ exists to drive change through collective, operational-level transformation. Achieving impact at scale requires the participation of all industry segments, including high-volume players, and a long-term, multi-stakeholder approach rooted in expert input.
Q 어떤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는지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Could you tell us more about how these actions are being put into practice?
A 우리가 말하는 ‘공동의 실천’은 그냥 모이는 걸 넘어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식으로 설계돼 있어요. 과학 기반의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변화의 방향을 잡고, 업계 전반을 조망하는 맵핑 작업을 통해 협업이 가장 효과적인 공백(white space)을 찾아내죠. 또,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해 구성원들이 지식과 역량을 함께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먼저 시도해보고, 효과가 입증된 방식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함께하는 CEO들의 리더십 아래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어요.
Our methodology for collective action is designed to enable real progress: we use science-based frameworks to guide change, conduct industry mapping to identify white spaces where collaboration can be most effective, and develop collective tools to build knowledge and capacity. Through joint actions, we pilot innovative solutions that can then be implemented, replicated, and scaled across the industry—powered by CEO leadership and aligned around shared goals for a nature-positive, net-zero future.
Q ‘패션 팩트’는 CEO들이 직접 이끄는 협업 모델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운영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The Fashion Pact’ is structured as a CEO-led collaboration—what specific impact is this model designed to achieve?
A ‘패션 팩트’는 패션 업계에서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구성된 가장 큰 규모의 실행 중심, CEO 주도 플랫폼이에요. 업계 최고 리더들이 모여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죠. CEO로 구성된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가 ‘패션 팩트’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전략 프레임워크 안에서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들을 함께 결정해 나가고 있어요.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전사적인 참여를 이끌고, 업계가 시급하게 요구하는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CEO의 직접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해요. 특히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지속 가능성 이슈에 대해 CEO가 직접 나서는 것이 용기 있는 리더십일 뿐만 아니라, 구체적이고 과감한 실행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The Fashion Pact is the largest action-oriented, CEO-led platform for sustainability in the fashion industry, driving bold decision-making at the highest level. Its CEO Steering Committee sets strategic direction and identifies areas of action within the framework of ‘The Fashion Pact’’s compass. CEO involvement is critical to securing company-wide engagement and delivering the change the industry urgently needs. In times of uncertainty, CEOs stepping up on sustainability demonstrate not only courageous leadership but also a commitment to bold, concrete action.
(출처 : The Fashion Pact)
Q 실제 변화로 이어진 사례가 있을까요?
Could you share any examples where these efforts have led to meaningful change?
A 대표적인 사례로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 속에서 시작된 '공동 가상전력구매계약(CVPPA)'이 있어요. 시장의 불안정성이 큰 상황에서도 각 기업의 CEO들은 이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 가능성, 재무, 법무, 회계 등 여러 부서를 함께 움직이도록 했어요. 부서 간 협업을 실제로 이끌어내는 일은, CEO의 리더십이 중심에 있을 때 가능하죠.
A clear example is the Collective Virtual Power Purchase Agreement (CVPPA), launched during a major energy crisis. Despite market volatility, CEOs recognized its importance and mobilized sustainability, finance, legal, and accounting teams to work collectively. This level of cross-functional coordination is only possible with CEO leadership at the helm.
Q 많은 패션 기업들이 ‘패션 팩트’에 동참하면서 변화를 약속했는데, 실제 성과로 이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떤 어려움들이 존재하나요?
Many prominent leaders in fashion have joined ‘The Fashion Pact’ and committed to change, yet the process of turning commitments into real impact may remain challenging. What are some key obstacles?
A 신뢰가 있어야 현장에서 진짜 협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효과적인 협업 방식을 찾기까지도 많은 과정이 필요하죠. 여러 이해관계자가 함께하는 협업은 본질적으로 복잡합니다. 물론 그동안 많은 경험을 쌓아왔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정답은 없어요.
그래서 기업 내부적으로도 사고방식의 변화가 필요해요. 개인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업계를 위한 더 큰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적 사고방식’으로 전환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하거든요. 이런 변화는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시간과 지속적인 노력, 그리고 자원을 꾸준히 투입해야 가능한 일이예요.
Building trust is a prerequisite for meaningful on-the-ground collaboration. It takes time to establish trusted relationships and find effective ways of working together. Multi-stakeholder collaboration is complex. While we’ve gained valuable experience, there’s no one-size-fits-all approach, and creating a trusted environment where all players can collaborate remains a critical first step.
This also requires a cultural shift within companies—from an individual mindset to a collective mindset that prioritizes the greater good for the industry. The nature of this work demands time, sustained engagement, and dedicated resources.
(출처 : The Fashion Pact)
Q 이런 어려움들을 극복하기 위해 실제로 실행한 전략이나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What are some specific strategies or projects ‘The Fashion Pact’—or you personally—have implemented to help members overcome these challenges?
A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주요 전략들은 ‘참여’와 ‘지식 공유’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전문가 파트너 생태계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각 기업에 맞춘 실질적인 가이드와 자료를 통해 복잡한 주제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또 지속 가능성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어요.
특히 효과적이었던 건 ‘피어 러닝 세션(Peer Learning Session)’이에요. 멤버사들이 잘 된 점, 어려웠던 점 등 직접 경험한 사례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의 목적 의식을 다지고, 함께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었거든요. 이 과정을 통해 신뢰할 수 있고, 서로 배우고 지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어요.
Key strategies we’ve implemented at The Fashion Pact to help members overcome common challenges are focused on engagement and knowledge sharing. We provide structured support through our ecosystem of expert partners, offering tailored guidance and practical resources that make complex topics more accessible, as well as focused discussions around building the business case for sustainability.
Our peer learning sessions have been effective, by creating space for members to exchange experiences—what worked, what didn’t—building a sense of shared purpose and accelerating collective progress. These efforts have shown us that providing a trusted, supportive environment where members can both learn from experts and from each other is essential for turning ambition into action.
Q 회사마다 추구하는 목표나 일하는 방식이 다를 텐데,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하기 위한 비결이 있을까요?
Different companies often have different goals and practices. What is your advice on working collectively and amplifying impact in such a diverse network?
A 저희 ‘패션 팩트’는 패션 산업이 진정으로 변화하려면, 규모나 지역, 비즈니스 모델과 상관없이 가치 사슬 전반의 모든 주체들이 하나의 환경 목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믿어요. 각 기업마다 내부적인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지만, 저희는 이런 다양성이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는 공통의 장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에요. 규모나 위치에 상관없이, 모든 참여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도록 공통된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이고 확장 가능한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일, 그것이 진짜 임팩트를 가속화하는 열쇠라고 생각해요.
At The Fashion Pact, we believe that true transformation in the fashion industry can only be achieved by uniting all segments of the value chain—across volumes, geographies, and business models—around a shared set of environmental goals. While companies may have different internal priorities, our purpose is to create a common platform where this diversity becomes a strength rather than a barrier.
Regarding advice: focus on alignment in ambition. By creating collective direction and enabling concrete, scalable solutions, we can ensure that every actor—regardless of size or position in the value chain—contributes meaningfully to accelerating positive impact.
(출처 : The Fashion Pact)
Q 순환 패션 업계에서 활동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변화를 목격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From your experience in circular fashion, what have been the most impactful changes you've witnessed?
A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브랜드들이 순환 디자인(circular design) 측면에서 꽤 의미 있는 진전을 보여주고 있어요.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다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설계하며, 안전한 소재, 고 재활용되거나 재생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하나씩 자리 잡아가고 있죠. 또, 업계 리더들 사이에서 순환 구조가 가져올 경제적·환경적 기회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인상 깊어요.
Speaking from my professional experience, over the last few years, we have witnessed increasing progress made by many brands on aspects such as circular design, where strategies have started to be put in place to ensure products are durable, made to be made again, and made from safe and recycled or renewable inputs. There is also an increasing awareness and interest from industry leaders on the economic and environmental opportunity that can be unlocked with circularity.
Q 순환에 대한 인식이 체감되기 시작하셨군요.
It sounds like the awareness around circularity is starting to really take hold.
A 맞아요. 근데 아직 갈 길은 멀어요. 파일럿이나 소규모 프로젝트 수준을 넘어, 순환 모델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단계로 나아가야 해요. 순환 비즈니스 모델 확대, 초기 단계 혁신 지원, 그리고 섬유-섬유 재활용 기술의 상용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영향·자연 친화적인 소재 사용 확대, 그리고 순환성(circularity) 관련 데이터와 측정 기준의 격차를 줄이는 일도 앞으로 꼭 풀어가야 할 과제이고요.
Yet, we need to continue to accelerate the progress made on circularity, going from incremental, pilot projects to scale. Resources and strategic efforts should be directed toward scaling circular business models, supporting early stage innovation and scaling of textile-to-textile recycling so these solutions become economically viable at scale. It is also important to increase the adoption of lower impact and nature-positive materials, and to close the data and measurement gap on circul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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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LLENGER Nolwenn Foray
EDITOR 홍승영 유혜정
2025.06.24
CHALLENGER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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